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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에스피엠, 4차 산업에 따른 큰 변화폭에 "성장 방식 이제는 달라져야" 제언

산업포털 여기에 2023. 3. 31. 10:11

전기의 (+)·(-) 전자가 이동하는 힘으로 충돌을 일으키는(스파킹) 간접가공 방식의 와이어 컷 방전 가공기는 와이어 선과 공작물 사이 또는 전극과 공작물 사이에 방전 갭을 유지하면서 절연파괴 원리를 제어해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담겨있다. 가느다란 전극(와이어 선)으로 NC 좌표로 구성된 경로를 따라 금속형상을 정교하게 잘라내는 가공법이다.


고속가공기의 출연으로 가공 기술의 적용 폭이 축소돼 이제는 국내시장에서 제조업체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고 하나 여전히 와이어 컷 방전 가공기가 시장에 건재할 수 있는 이유에는 특별한 가공방식에 있다. 고속 회전하는 공구를 이용한 직접가공 방식의 고속가공기는 고온·고압의 소결로 취성에 취약하고 미세 정밀을 요구하는 약 2만여 가지의 초경도 소재(초경합금)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와이어 컷 방전 가공기는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장비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경도가 높고 인성이 강한 인코넬 소재나 고 마모성 제품, 고가의 소재를 가공할 때 버리는 양(칩)을 극소화할 수 있어 쥬얼리나 금속가공 공예 등에도 활용될 수 있으며 프레스 혹은 사출 금형에서 미세하고 정밀한 기술적 가공이 요구되는 공정에서는 여전히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충분하다. 


30여 년의 장구한 역사 속에서 오로지 와이어 컷 방전 가공분야에서의 역량을 고집하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해당 제조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주)에스피엠(SPM, 이하 에스피엠)은 이런 좁은 시장에서도 끊임없이 Made In Korea라는 자부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금형가공 시장은 반도체, 자동차, 스마트폰 등의 격변에 의해 지속 가능한 변화가 이뤄져 왔다. 국내 대기업들은 자사의 금형가공 파트를 별도로 분리해 각 세션마다 적용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가 하면, 때로는 해외공장을 마련해 공정 적용이 가능한 금형 프로세스를 국내 밴더에 제조생산을 요구하기도 했다. 휴대폰의 경우, 전자기식에 의한 터치 패널과 압착식 프레스 패널의 대결구도에서 전자기식이 승리를 거두며, 그에 견딜 수 있는 외부 플라스틱 케이스는 금속으로 대체되기 시작했고, 자동차 제조산업의 경우, 각 라인업 마다 각기 달라지는 곡면의 헤드라이트부터 내외부에 적용되는 플라스틱 사출에 필요한 금형까지 다변화 구도를 거쳐 발전돼 왔다. 이러한 국내 핵심 산업군은 금형에 밑바탕을 두고 성장을 이룩했다고 정의할 만큼 그 중요성을 인정해야 하지만 제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나라는 초단기 고속성장을 거치며 이른바 해외국가에서 좋다고 말하는 기술력을 카피하고 습득하며 성장했다. 이로 인해 촘촘한 기술 축적의 탄탄한 성장이 아닌 불안한 수직 상승을 통해 주변지형이나 정책에 민감하게 흔들리는 환경이 돼버렸다. 초기 플라스틱 금형에서 금속 금형으로 전환될 때에도 이와 유사하다. 타국에서는 장기간 설계와 기술공법을 기반으로 한 기술 내재화를 이룩했다면 우리는 표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시간과 단가를 줄이는 데에 몰두했다. 물론 이도 기업과 보유한 엔지니어의 역량이 없다면 불가능했겠지만 쫓기듯 이룩한 발전은 현재 제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시대가 거듭함에 있어 성숙하고 고부가가치를 추구하는 산업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 제조업계가 가져가야 할 숙제로 주어지면서 이제 고품질, 납기, 사이클 등에 맞춰 금형을 생산하고 거듭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 요구받고 있으나, 한국 제조업 시장은 애매한 글로벌 포지션에 위치한 상황이다. 그러면 타개책은 무엇일까. 에스피엠은 이전 기업들과 같이 최소비용 최대성장이 아닌 지속 가능한 기술력 배양에 따른 Step-by-Step을 제안한다. 이들은 현재 선진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이나 독일 장비제조 기업이 제시하는 와이어 컷 가공 표면조도 0.05㎛에 도달하기에 아직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최소 0.08~0.09㎛에 해당하는 기술력을 갖춰 시장 내 적절한 포지션에 위치하겠다는 전략을 공고히 하고 있다. 

에스피엠이 지속적으로 국내외 전시회에 참가해 해외 구매자의 발굴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막 제조업 역량을 쌓고 있는 중앙·동남아시아, 남미는 정부가 강력한 제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어 와이어 컷 방전 가공기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잠재적 시장이다. 과거부터 터키와 러시아 등에 장비를 공급하며 시장 폭을 확대한 에스피엠은 최근 지진이나 전쟁과 같은 각국의 외부적인 상황으로 성과 창출에 어려움이 있지만 앞서 언급한 국가들의 구매자 문의가 이어 오고 있어 판매공략 할 수 있는 지역이 많다는 것을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한결같다. 더욱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 경쟁구도를 갖추는 것과 탄탄하고 안정적인 장비의 솔루션으로 가공 프로세스에 기여하는 것. 와이어컷 방전가공기의 수요가 이어지는 한 에스피엠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